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서 비금융 영리법인 98만2,767곳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 100원당 남긴 영업이익)은 5.2%로 전년(4.6%)보다 0.6%포인트 올랐다. 2021년(5.6%) 이후 가장 높다. 그런데 기업 규모별로 나누면 그림이 갈린다. 대기업은 5.6%에서 6.7%로 올라 2021년 이후 최고였고, 중소기업은 3.0%에서 2.8%로 내려가 2009년 집계 이래 가장 낮았다(연합뉴스). 국세청 법인세 신고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한, 사실상 전체 법인을 본 통계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익률을 끌어올린 것은 두 업종이다. 반도체가 들어 있는 전자·영상·통신장비는 8.3%에서 14.0%로, 조선·기타운수는 6.4%에서 11.6%로 뛰었다. 고부가가치 반도체 판매가 늘고, 값비싼 선박의 매출 인식이 늘어난 결과다. 제조업 전체는 5.1%에서 6.3%, 비제조업은 4.1%에서 4.3%로 올랐다. 매출원가율이 76.4%에서 75.3%로 내려간 것이 컸다(연합인포맥스).
세전 순이익률도 4.3%에서 5.2%로 올랐다. 반면 성장은 느려졌다. 매출액 증가율은 2.4%로 전년(3.7%)보다 낮았고, 대기업(3.4→2.0%)과 중소기업(4.1→3.0%) 모두 둔화했다. 한은은 2024년이 앞선 역성장 뒤라 높았던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정제품 매출이 7.6% 줄었고, 건설업 매출은 2년 연속 감소해 -7.6%였다. 재무 구조는 나아졌다. 부채비율은 116.2%로 2019년 이후 가장 낮았고 차입금 의존도(자산 가운데 빌린 돈의 비중)도 30.4%로 내렸다.
핵심은 이자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100% 미만이면 영업으로 번 돈이 이자보다 적다는 뜻)은 전체 합산으로 244.1%에서 292.7%로 좋아졌다. 하지만 이 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기업의 비중은 42.8%에서 42.9%로 올라 2009년 이후 최고가 됐다. 영업에서 손실을 낸 기업(0% 미만)도 33.9%에서 34.4%로 늘었다(서울경제). 이 비중은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만 대상으로 계산한 것으로, 데이마크는 한은 표를 인용해 그 수가 47만7,810곳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① 평균은 소수가 끌어올렸다. 기업을 이자보상비율 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기업의 값은 2021년 356.6%에서 지난해 194.0%로 4년 연속 내려갔다(서울경제). 합산 비율은 좋아졌는데 가운데 기업은 나빠졌다는 것은, 소수 대기업의 이익이 평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률 차이는 3.9%포인트로 1년 새 1.3%포인트 벌어졌다(계산값).
② 금리 인상기와 겹친다. 한국은행은 올해 7·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연 3.00%가 됐고, 오늘(22일) 금융통화위원회는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여지를 남기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연합뉴스). 이번 통계는 지난해 숫자라 올해 인상의 이자 부담은 아직 담기지 않았다. 영업이익이 이자에 못 미치는 기업이 많은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그 부담은 중소기업 쪽에 먼저 쌓인다(추정).
③ 일자리와 월급으로 번진다. 중소기업은 일자리의 큰 몫을 맡고 있어, 이익률이 바닥인 기업이 임금을 올리거나 정규직을 늘릴 여력이 작다는 점은 가계 소득으로 바로 이어진다(추정). 같은 날 발표된 비정규직 통계에서 정규직과의 월급 차이가 194만원으로 벌어진 것과 같은 방향의 신호로 읽힌다(추정).
④ 금융권의 숙제다. 이자를 못 버는 기업이 늘면 은행·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와 충당금(손실에 대비해 쌓아 두는 돈) 부담이 커질 수 있다(추정).

시나리오
기준(추정): 한은 설명대로 올해 1·2분기 중소기업 수익성도 나아지고 있어, 2026년 통계에서는 이자 못 버는 기업 비중의 상승이 멈춘다. 다만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중소기업 이익률 회복 폭은 작다.
완화(추정): 반도체 수출 호조가 장비·부품 협력사로 번지고 원화 강세로 수입 원자재 부담이 줄면, 중소 제조업의 마진이 위쪽에서부터 회복된다.
악화(추정): 추가 금리 인상과 내수 부진, 건설 경기 침체가 겹치면 한계기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기업) 정리가 빨라지고 지방·건설 관련 대출 부실이 커진다.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리스크
첫째, 해석의 차이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자 부담이 있는 기업 중에서 해당 비중이 소폭 증가한 것"이라며 수익성·안정성이 악화했다고 보지 않았고, 한은은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연합뉴스). 0.1%포인트 상승을 위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 둘째, 반도체 기여다. 한은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빼도 지표의 방향은 같다고 했지만, 기여 크기는 따로 내놓지 않았다. 셋째, 시차다. 이 통계는 지난해 성적표다. 올해 금리 인상과 원화 강세의 효과는 분기 기업경영분석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