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에서 지난해 신생기업(전년에는 활동이 없다가 그해 매출이나 상용근로자가 생긴 기업)은 90만8천개였다. 1년 전보다 1만4천개(1.5%) 줄어 5년 연속 감소했고, 2017년 이후 가장 적다(머니투데이). 매출이나 상용근로자가 있는 활동기업은 774만8천개로 1.4% 늘었지만, 그 가운데 새로 생긴 기업의 비율인 신생률은 11.7%로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2020년 15.6%에서 5년 연속 내려왔다(연합뉴스).
무슨 일이 있었나
창업이 줄어든 곳은 내수 경기를 직접 타는 업종이다. 숙박·음식점업 신생기업은 12만8천개로 11.0%, 부동산업은 15만5천개로 8.6%, 제조업은 3만2천개로 5.5% 줄었다. 반대로 도·소매업(6.2%), 개인서비스업(6.6%), 전문·과학·기술업(8.5%), 정보통신업(6.1%)은 늘었다(조선비즈). 숙박·음식점업은 2년, 부동산업은 5년 연속 줄었다. 업종별 신생률은 농림어업(17.4%)·정보통신업(17.2%)·교육서비스업(16.4%)이 높았고, 제조업은 5.8%로 낮은 편이었다(머니투데이).
문을 닫는 쪽은 1년 늦게 집계된다. 2024년 소멸기업(매출과 상용근로자가 모두 사라진 기업)은 76만9천개로 2.7% 줄었고 소멸률도 10.1%로 역대 최저였다. 고금리 여파로 소멸기업이 가장 많았던 2023년(79만1천개)의 반작용이다. 그러나 2023년에 생긴 기업이 1년 뒤에도 살아남은 비율은 63.9%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5년 생존율은 36.5%로 역대 최고였다. 2024년 소멸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숙박·음식점업(14.1%)이었고, 광업과 도·소매업(각 12.7%)이 뒤를 이었다(조선비즈). 숙박·음식점업은 새로 덜 생기면서 사라지는 비율도 가장 높은 업종이다. 새로 들어오는 기업도, 나가는 기업도 적은 '고인 시장'에 가깝다(추정).

한국에 미치는 영향
① 일자리: 활동기업 가운데 1인 기업은 621만7천개로 1.9% 늘어 전체의 80.2%가 됐다. 직원을 둔 2인 이상 기업은 153만1천개로 0.5% 줄었다. 2024년 기준으로는 2인 이상 소멸기업이 5만8천개로 12.3% 늘어, 1인 소멸기업이 3.7% 줄어든 것과 반대였다. 사람을 쓰는 기업이 더 많이 사라지고 혼자 일하는 사업체만 늘면, 고용이 늘어날 통로는 좁아진다(추정).
② 고령화: 대표자가 70대 이상인 활동기업은 81만개로 12.7%, 60대는 3.4% 늘었다. 30대 미만은 6.7%, 40대는 1.6% 줄었다. 연합뉴스는 이를 고령화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은퇴 뒤 생계형 자영업으로 들어가는 흐름과 청년 창업의 위축이 함께 보인다(추정).
③ 성장 동력: 상용근로자 10명 이상 가운데 3년간 매출·고용이 해마다 20% 넘게 늘어난 고성장기업은 4,534개로 855개(15.9%) 줄었다. 그중 창업 4~5년 차인 '가젤기업'도 1,146개로 15.4% 줄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소기업이 소외되는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했다. 반도체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안 새로 크는 기업은 줄어든 셈이다.
④ 금융: 23일 금융감독원 발표에서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8월 말 0.86%로 한 달 새 0.09%포인트 올랐다. 창업이 줄고 기존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커지는 두 흐름이 겹친다.

시나리오
기준(추정): 올해도 숙박·음식점 창업은 약하고 1인·고령 사업자는 늘어난다. 신생률은 11%대에 머문다.
완화(추정): 성과급·배당과 원화 강세로 소비가 살아나면 내수 업종 창업과 직원 채용이 다시 늘어난다.
악화(추정): 금리가 더 오르고 연체가 쌓이면, 2023년처럼 소멸기업이 다시 늘 수 있다. 이번 통계의 '역대 최저 소멸률'은 2024년 기준이어서 올해 상황은 아직 담기지 않았다.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리스크
첫째, 시차다. 소멸기업은 2024년, 신생기업은 2025년 숫자이고 잠정치다. 7·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의 폐업은 내년 발표에 잡힌다. 둘째, 생존율의 엇갈림이다. 5년을 버틴 기업은 늘었지만 1년 생존율은 떨어져, 새로 시작한 사업자가 첫해를 넘기기 더 어려워졌다. 셋째, 1인 기업 비중 80%는 통계상 '기업 수 증가'가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