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었나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 시간 11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4.5% 늘었다고 발표했다. 1분기 5.0%, 2분기 4.3%에 이어 반등했고, 로이터·블룸버그가 모은 시장 전망치 4.4%를 조금 넘었다(연합뉴스). 1~3분기 누적은 4.6%로 정부 목표(4.5~5%) 안에 들었다.
성장을 끈 쪽은 공장과 수출이다. 9월 산업생산은 5.5% 늘어 3월 이후 가장 높았고, 컴퓨터·통신·전자 업종은 16.4% 늘었다. 공장이 수출용으로 내보낸 물건 값(출하 수출액)은 17.0% 증가했다. 9월 수출은 위안화 기준 29.6% 늘었고(국가통계국), 1~9월 무역흑자는 9,381억달러에 이르렀다(연합뉴스).
안쪽은 여전히 비어 있다. 1~9월 고정자산투자(공장·인프라·부동산 등 설비·건설 투자)는 7.2% 줄었고, 부동산 개발 투자는 20.6% 줄어 1~8월(-19.9%)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9월 강재 생산은 3.8%, 시멘트는 5.3% 줄었다. 9월 소매판매는 1.1% 늘어 8월(0.4%)보다 나아졌지만, 자동차를 빼면 3.9%로 차 판매가 소비를 깎았다. 국가통계국도 "내수 부족 문제가 여전히 두드러진다"고 적었다.
새로 눈에 띄는 숫자는 물가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공장이 출하하는 물건 값)는 1년 전보다 5.0% 올라 8월보다 1.2%포인트 높아졌고, 공장이 사들이는 원자재 값은 6.9% 올랐다. 이란 전쟁 여파 속에 9월 원유 가공량은 8.4% 줄었다. 발표 뒤 위안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6.6826위안으로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연합뉴스).

한국에 미치는 영향
① 반도체·IT 중간재는 버팀목이다. 9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60.1억달러로 122.7% 늘어 넉 달 연속 200억달러를 넘었다. 9월 1~25일 대중 반도체 수출은 144억달러로 321% 늘었다(산업통상부). 중국 전자 업종 생산과 출하 수출이 함께 늘었다는 것은 한국산 메모리·부품을 넣어 만든 완제품이 계속 팔려 나간다는 뜻이다. 다만 이 경로는 세계 인공지능(AI) 투자에 기대고 있어, AI 투자 속도가 꺾이면 중국 수출과 한국 대중 반도체 수출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추정).
② 철강·석유화학·건자재는 빈자리가 이어진다. 같은 기간 대중 석유화학 수출은 12억달러로 1% 줄었다(산업통상부). 부동산 투자가 20% 넘게 줄고 강재·시멘트 생산이 감소하는 한, 건설 경기에 기대는 한국 소재 업종의 대중 수요 회복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추정).
③ 물가 경로가 새로 열린다. 그동안 중국은 공장 출하 가격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수출해 왔다. 생산자물가가 5% 오르면 한국이 들여오는 중국산 중간재·소비재 값도 오를 수 있고, 이는 시차를 두고 한국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얹힌다(추정). 원유 가공 감소로 중국산 석유제품 수출 여력이 줄면 아시아 정제마진(제품값에서 원유값을 뺀 몫)에는 한국 정유사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추정).
④ 부양 기대는 낮아졌다. 1~3분기 성장률이 목표 안에 들자 당국의 공격적 부양 부담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연합뉴스). 중국 가계 소비에 기대는 화장품·관광·소비재 업종은 큰 부양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시나리오
기준(추정): 로이터 설문대로 4분기에도 4.5% 안팎을 유지하고 대규모 부양은 나오지 않는다.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높은 수준을 이어 가고 철강·화학은 부진이 길어진다.
완화(추정):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수·재정 확대가 구체화되고(한국경제), 이달 추가 배정된 지방정부 채무 한도 5,500억위안이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면 건설 수요가 살아나 한국 소재 업종에 숨통이 트인다.
악화(추정): AI 수요 둔화나 유럽연합과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 수출이 꺾이면 한국 대중 수출의 버팀목이 함께 약해진다. 부동산 감소 폭까지 커지면 두 경로가 동시에 막힌다.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리스크
첫째, 중국발 물가 상승이다. 시장은 중국 지표를 성장률로 읽지만, 9월 생산자물가 5.0%가 한국 수입물가로 얼마나 넘어올지는 아직 숫자로 확인되지 않았다. 둘째, 무역흑자의 반작용이다. 흑자가 1조달러에 다가서면 유럽 등의 수입 규제가 강해지고, 막힌 물량이 아시아 시장으로 돌면 한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이 커질 수 있다(추정). 셋째, 금리다. 20일 대출우대금리(LPR, 중국 은행 대출의 기준금리) 결정이 첫 신호다. 성장률이 목표 안에 든 만큼 당국이 통화 완화를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추정).
